영화 Detachment 후기


종종 나는 객관적 기준과 주관적 믿음 가운데 갈등한다. 며칠 전 한 친구가 말했다. “너가 하고 싶은걸 하려면 우선 돈이 있어야 해. 그럴려면 취직을 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선……”. 충분히 합리적이다. 하지만 항상 그렇게 믿는것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있고 그러므로 잘 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본다. 세상의 기준에 맞추고자 아등바등 하루를 보내고 싶지는 않다. 행복한 삶을 위해 무엇을 추구해야 할까 고민했지만 아직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다. 두가지 다 말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화 detachment는 이러한 생각의 부조리를 다룬다. 부조리란 모순되는 두 대립 항의 공존상태를 뜻한다.

주인공의 내면에는 detachment와 attachment가 함께 존재한다.

detachment: 무심한, 거리를 둠, 분리, 초연, 무관

attachment: 애착, 믿음, 지지

Henry는 세상에 무심하고 초연하다. 이러한 성격은 어린시절 아픈 기억에서 비롯된다. 그는 유년시절 어머니의 비극적인 죽음을 목격한다. 어머니의 죽음은 남아있는 하나뿐인 가족이자, 치매를 앓고 있는 할아버지와 관련이 깊다. 그는 모든 기억을 지운 할아버지를 원망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미련을 갖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의 내면을 잘 보여주는 신(scene)이다. 그는 한 학교의 임시 교사직을 맡는다. 학생 대부분은 구제불능, 사고뭉치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첫 수업에서 한 학생은 자신의 질문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주인공의 가방을 집어던진다. 그는 학생에게 이렇게 말한다.

“That bag, it doesn’t have any feeling. it’s empty. I don’t have any feelings that you can hurt either. okay?” “저 가방, 저런다고 아무런 느낌 받지 않아. 저건 비었거든. 난 아무것도 느끼지 않고 네가 날 상처주지도 못해.”

하지만 그는 점차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 학생들이 변화할 수 있다고 믿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거리에서 만난 매춘 여성 Erica에게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한다. 그녀에게 갈 곳이 없다면 같이 지내도 좋다고 말한다. 단순 동정심은 아니다. 흑심은 더욱 아니다. 나는 그녀의 마음속 상처에 동질감을 느꼈다고 생각한다. 그는 점차 그녀와의 관계에 애착을 갖는다.

Erica도 Henry와 함께하는 생활이 좋다. 근사한 저녁을 준비한 채 기다리고 동료와 시간을 보내다 늦은 그에게 집착한다. 함께 장난감 반지를 사는 모습은 둘의 해맑은 미소가 담긴 유일한 장면이다.

그렇지만 그는 여전히 무심과 애착 가운데 끊임없이 번민한다. 결국 그의 의지로 Erica를 떠나보내고 교사직을 그만둔다.

Henry와 Erica는 마지막 순간에 재회한다. 그럼에도 그는 어딘가 모르게 슬퍼보였다. 세상에 애착을, 때로는 거리를 간직하며 그는 삶과 상처에 대한 투쟁을 계속 이어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반복의 느린 變化
oowgnoj github
© 2022, by oowgnoj